와이즈파트너즈, 지난 15년간 국내 기업 주요 위기 수명분석… 위법보다 ‘도의적 책임’이 오래 간다
- 1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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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10분 전
와이즈파트너즈, 국내 최초 한국 기업 위기 62건 수명분석 … 중위 수명 4개월
도의적 책임이 걸린 위기, 언론 보도 유의하게 오래 지속… 법적 책임 유무는 무관
환경·안전 1개월 vs 노동·산재 112개월… 위기 유형별 수명 100배 차이

K-거버넌스 & 위기대응 자문사 와이즈파트너즈(사장 박영숙)가 2010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 기업에서 발생한 주요 위기 62건을 표본으로, 위기 이슈가 언론에서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통계적으로 규명한 분석 결과를 21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의학·공학 분야에서 쓰이는 카플란-마이어(Kaplan-Meier) 생존분석 기법을 기업 평판 리스크 관리에 접목한 국내 첫 시도다. 위기 발생 시점부터 전국 단위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이 사그라들 때까지를 '위기 수명 시간'으로 정의하고,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은 '언젠가는 끝나겠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것', 즉 중도절단(censoring) 데이터로 처리해 분석의 정밀도를 한층 높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기업 위기가 언론의 주목을 받는 '중위 수명기간'은 4개월로 나타났다. 위기 상황의 절반은 4개월이면 언론의 집중적인 시선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다. 다만 위기 유형에 따라 수명은 큰 차이를 보였다. 제품 리콜이나 개인정보 유출처럼 규제기관이 개입해 상황을 신속하게 매듭짓는 이슈는 대체로 1~3개월 만에 가라앉은 반면, 재무 위기나 기업 회생이 얽힌 사안은 22개월, 노동·산업재해 관련 이슈는 길게는 112개월까지 이어졌다. 회생절차, 소송, 복직투쟁 같은 후속 사건들이 반복적으로 점화되면서 이슈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구조를 만들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위기가 얼마나 오래 갈지를 가르는 것이 '위법 여부'가 아니라 '도의적 책임 여부'라는 점이다. 사례를 법적 책임이 있는 경우와 도의적 책임이 걸린 경우로 나눠 비교한 결과, 도의적 책임이 얽힌 위기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언론 보도가 유의하게 오래 지속됐다(p=0.026). 반면 법적 책임 유무에 따른 차이는 통계적으로 무의미했다(p=0.594). 여러 변수를 종합한 다변량 분석에서도 도의적 책임이 결합되면 이슈가 소멸할 확률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행정적 벌금이나 민사 보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 사안이라도, ‘공정하지 못했다’는 프레임이 한번 씌워지는 순간 언론의 관심이 장기화된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 사례들도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뒷받침한다. 경영진의 배임·주가조작이 드러난 신라젠은 대표 구속·실형과 상장폐지 위기로 이어지며 2년 넘게 보도가 계속됐고, 5조 원대 분식회계가 드러난 대우조선해양 사태 역시 경영진 기소와 손해배상 소송으로 장기간 언론의 추적을 받았다. 남양유업 대리점 갑질, 쌍용자동차 사태 역시 도의적 책임이 강하게 부각되며 장기화된 대표적 사례다. 반면 원인 규명과 보상 방안에 기업이 발 빠르게 대응한 제품 리콜형 위기는 단기간에 소멸했다. 최근 발생한 대형 유통·이커머스 미정산 사태처럼 구조적 재무 위기에 이해관계자 피해가 결합된 사안은 통계 모델상 '오래 가는 위기'로 분류되어, 현재까지도 언론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리서치를 총괄한 최승호 와이즈파트너즈 대표는 “그동안 위기관리는 ‘이 사안이 얼마나 갈 것인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경험과 직관으로만 답해왔다”며 “이번 분석은 그 질문에 통계적 근거를 제시한 것으로, 위법 여부보다 도의적 정당성의 상실이 위기를 장기화한다는 명제를 실증적으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이 수세적 사후 대응에서 벗어나, 위기의 수명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방어 전략을 설계하는 시대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숙 와이즈파트너즈 사장은 “위기의 수명을 가르는 결정적 변수는 초기 ‘골든타임’에 어떤 전략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법적·도의적 리스크의 수준과 이해관계자 간 관계를 입체적으로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초기 대응 전략과 차별화된 커뮤니케이션을 신속히 설계해야 한다. 그래야 위기를 통제 가능한 범위로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와이즈파트너즈는 리스크를 조기에 포착하고 평판의 흐름을 데이터로 관리해, 기업이 체계적으로 신뢰를 회복하도록 돕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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